
독립한 지 약 3개월 정도가 지났다.
룸메이트의 성격도 좋고,
서로의 라이프 스타일을 지켜주면서 비교적 잘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화장실에서 담배 냄새가 났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나로서는
처음 맞닥뜨리는 룸메이트와의 불편한 상황이었다.
내가 있을 때 직접적으로 피우는 것 같지는 않았고,
없을 때 피우고 정리하는 느낌이었다.
크게 문제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지만,
계속 그냥 넘기기에는 마음이 불편했다.
어떻게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전달해야 할까.
이 집에서 처음으로 생긴 갈등의 씨앗이었다.
표면적 고민
지금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게 맞을까?
어떻게 이 말을 꺼내야할까?
괜히 예민한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을까.
분위기가 어색해지지는 않을까.
지금까지 잘 지내온 관계가 틀어지지는 않을까.
참고 넘어갈 수도 있었고,
“잠깐이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계속 냄새가 날 때마다
마음 한 켠이 불편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언제까지 참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진짜 고민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니
이 고민의 핵심은 '불편함을 말하는 법'이었다.
공동생활을 하다 보면
불편한 일은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참고 넘기는 게 성숙한 건지,
차분히 말하는 게 성숙한 건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사는 집의 공동의 공간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
내 기준에서는 맞지 않는 것이였다.
그런데
공동생활에서 내 기준을 어디까지 주장해도 될까?
불편함을 말하지 않으면,
이 집에서는 계속 참는 사람이 될 것만 같았다.
판단 기준
기준은 단순했다.
조금의 불편함을 참기 보다는,
그러다 나중에 더 큰 불편함으로 표출되지 않게
어색하더라도 한 번 말해보자.
“담배를 피우지 마세요”라는 요구가 아니라
“이 공간에서 담배 냄새가 나면 내가 많이 불편하다”는 요청으로
감정보다는,
이 집에서 내가 지키고 싶은 기준을 전달하기로 했다.
회고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이 문제를 1–2주 정도 고민했던 것 같다.
직접적인 냄새는 나지 않았고,
가끔 남아 있는 잔향 정도였지만 그게 계속 마음에 걸렸다.
처음에는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이 많았다.
쪽지로 남길지, 문자나 카톡으로 할지,
아니면 그냥 넘어갈지까지.
결국 직접 얼굴을 보고 이야기했고, 다행히 잘 해결됐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쪽지로 전달하려고 썼던 종이를 우연히 봤다고 했다.
그래서 언젠가는 이야기할 거라고 이미 알고 있었다고.
그 일을 겪고 나서야 알았다.
불편함은 숨긴다고 사라지지 않고,
말하지 않으면 기준이 되는 대신
참는 사람이 된다는 걸.
Q. 참는 것이 상대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갈등을 회피하는 것인가요?
- 각자의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가 다를텐데, 말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 관계를 지키는 것과 기준을 지키는 것 무엇이 더 중요한가요?
극단적으로 생각해보면
착한사람 콤플렉스 혹은 Yes맨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반면
층간소음 문제로 뉴스 기사가 나오기도 합니다.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한번쯤은 마주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가
누군가의 불편함 앞에서 조금 덜 망설이게 만들 수 있기를 바라며,
HausTalk의 네 번째 이야기를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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