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 이사 온 집은 혼자서 생활하기 충분히 좋았다.
새로 이사 온 집은
혼자 쓰기에는 충분히 좋았다.
1.5룸이었지만 붙박이장이 있었고,
생각보다 공간도 넓었다.
이전에는 룸메이트와 함께 쓰던 공용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온전히 혼자만의 공간이 되었다.
이사를 오면 늘 그렇듯
새로운 동네를 걸어보기 시작했다.
같은 서울역 근처였지만
살던 동네와는 결이 조금 달랐다.
이전에 살던 동네까지 걸어가 보기도 하고,
주변에 산책하기 좋은 길이 어디인지 찾아보고,
장보기 좋은 마트나 시장도 둘러봤다.
원래도 걷는 걸 좋아했지만
동네를 천천히 둘러보는 시간이 유독 재미있었다.
이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 시간이
임장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표면적 고민
이사를 오고 큰 고민은 없었다.
이 집이 나에게 잘 맞는지,
동네가 불편하지는 않은지,
출퇴근 동선은 괜찮은지
그 정도의 생각이었다.
옆동네여서 약간은 익숙하다고 느꼈고
오르막길과 골목길이 많은 동네였지만
조금만 나가면 서울역과 주변 상권이 있었다.
불편함도 분명 있었지만,
그럼에도 ‘이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이 더 컸다.
진짜 고민
이사오고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집과 동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원룸이라는 특성상
집 안이 조금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인지 카페에 자주 나가게 되었다.
카페 분위기와 커피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집이 답답해서 나간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동네를 생활하다 보니
어디를 자주 걷게 되는지,
어떤 가게를 반복해서 지나치게 되는지,
어떤 풍경을 매일 보게 되는지가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동네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내 생활에 훨씬 큰 영향을 주고 있었다.
당시 서울역 주변은 교통은 편했지만
치안이 조금 불안했고, 정비되지 않은 공간도 많았다.
그때는 그저 산책이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살 공간을 관찰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판단 기준
당시에는 명확한 기준을 세운 건 아니었다.
다만 자연스럽게
이런 것들을 보고 있었다.
걸어서 어디까지 이동할 수 있는지,
불편함보다 익숙해질 여지가 있는지,
하루의 리듬이 이 동네와 잘 맞는지.
좋은 집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보다,
내가 이 동네에서 잘 살 수 있을지를
몸으로 확인하고 있었던 것 같다.
회고
어느 나이대에,
어떤 집을 구하는지는
상황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사회초년생이 원룸을 알아보는 것,
신혼부부가 아파트를 알아보는 것,
아이를 둔 부부가 거주지를 정하는 것,
나이가 들어 노부부가 살아갈 곳을 찾는 것까지.
동네를 많이 걷고,
내가 좋아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어떤 인프라가 필요했는지 생각해 본 경험은
나중에 임장을 다닐 때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Q. 여러분은 이사할 곳을 선정할 때, 그 동네의 어느 부분부터 보게 되시나요?
- 조용한 주거지역 vs. 번화가와 가까운 주거지역
- 걷는 동선 중심 vs.자동차 동선 중심
- 지금 살고 있는 동네는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요?
정답은 없지만,
동네를 걷는 시간을 조금만 의식해 보면
내가 어떤 삶을 원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HausTalk의 아홉 번째 이야기를 남깁니다.
'HausTalk'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산책에서 임장으로 (5) | 2026.01.20 |
|---|---|
| 08.원룸, 하루를 보내야 할 공간 (0) | 2026.01.12 |
| 07.결과보다 중요한 '결정의 기준' (0) | 2026.01.11 |
| 06.사회초년생의 첫번째 자산배분 (0) | 2026.01.06 |
| 05. 스스로 만드는 기회, 새로운 거주지 (0) | 2026.01.03 |